유전자 가위의 원리와 발전 과정
지난해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핫 했던 기술은 바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입니다. 사이언스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를 2015년 최고 혁신기술로 꼽았으며, 네이처와 네이처 메소드 역시 이를 중요 실험기법으로 소개했습니다. 유전자가위란 DNA를 인식하고 자르는 효소를 말합니다. DNA는 염기서열로 이루어진 분자로,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과 기능을 결정합니다. DNA에 변이가 생기면 유전질환이나 암과 같은 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위는 이러한 변이된 DNA를 잘라내고 정상적인 DNA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유전자가위는 자연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의 방어 메커니즘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미생물은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기 위해 바이러스의 DNA를 인식하고 자르는 효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효소들은 CRISPR라는 반복적인 DNA 서열과 함께 작동합니다. CRISPR은 바이러스의 DNA 조각을 저장하고, 효소는 CRISPR과 일치하는 DNA를 찾아 자릅니다. 이를 CRISPR-Cas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CRISPR-Cas 시스템은 1987년에 처음 발견되었으나, 그 기능과 의미는 오랫동안 무시되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야 CRISPR-Cas 시스템이 미생물의 면역 시스템이라는 것이 밝혀졌고, 2012년에는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제니퍼 다우드나가 CRISPR-Cas9 시스템을 인공적으로 재구성하여 유전자 편집 도구로 개발했습니다. CRISPR-Cas9 시스템은 CRISPR과 연결된 RNA가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하고, Cas9 효소가 DNA를 자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이 시스템은 DNA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편집할 수 있으며, 다른 유전자가위보다 간단하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CRISPR-Cas9 시스템은 유전자가위의 대표적인 예로 꼽히며, 2020년에는 샤르팡티에와 다우드나가 노벨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유전자가위의 인간 적용 사례
유전자가위의 인간 적용 사례와 향후 전망 유전자가위는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여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유전자가위는 세포 내부 또는 체외에서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세포 내부에서 유전자를 편집하려면 유전자가위를 세포막을 통과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나 나노입자 등의 전달체를 이용해야 합니다. 체외에서 유전자를 편집하려면 세포를 추출한 후 유전자가위를 도입하고 다시 몸에 주입해야 합니다.
유전자가위는 세포의 유전자를 영구적으로 바꾸기 때문에, 세포가 분열하거나 죽을 때까지 유전자가위의 효과가 지속됩니다. 유전자가위는 이미 인간에게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2017년에는 중국 연구진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의 면역세포에서 CCR5라는 수용체를 제거하여 HIV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았습니다. 2019년에는 미국 연구진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비후성 심근증이라는 유전질환을 가진 배아의 유전자를 교정했습니다. 2020년에는 미국 연구진이 유전자가위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면역세포를 편집하고 암 환자에게 주입했습니다. 이 외에도 유전자가위는 헤모글로빈병, 간경화증, 당뇨병, 치매, 비만 등 다양한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크리스퍼 유전자가 가위는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유전병이나 에이즈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크리스퍼 유전자가위의 활용범위는 혈우병 유전자 교정 실험부터 작물까지 빠르게 확대돼 왔으며, 최근에는 영구 정부가 인간 배아의 유전자교정 실험을 최초로 허가하면서 더욱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전자 가위의 필요성
유전자가위가 잘못 작동해 교정이 필요한 위치가 아닌 엉뚱한 위치를 자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안전한 유전자교정 치료법 개발을 위해서는 유전자가위의 정확성 확보가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유전자가위는 인간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윤리적·사회적·법적인 문제를 수반합니다. 유전자가위는 원치 않는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으며, 유전자가위로 편집된 유전자가 다음 세대에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위는 인간의 본질과 존엄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유전자가위로 편집된 인간과 그렇지 않은 인간의 차별과 갈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유전자가위는 인간의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자연과 문화를 파괴할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유전자가위의 적절한 사용과 규제를 위해 과학자, 정부, 시민사회 등이 함께 논의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술은 기존틀을 바꾸기 때문에 저항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기술의 격차는 점점 빨라지고, 새로운 분야, 새로운 적용으로 인류에 이롭고 건강한 세상이 만들어 지길 바랍니다.